유럽에서 공부하기, 학교보내기
L'université Paris-Dauphine augmente les frais de scolarité de ses masters
http://www.lemonde.fr/societe/article/2010/02/02/l-universite-paris-dauphine-augmente-les-frais-de-scolarite-de-ses-masters_1299912_3224.html#xtor=RSS-3208
파리 도핀 대학이 경영, 국제경제과 발전 석사과정의 등록금을 현 231유로에서 최대 4000유로까지 올리기로 했다고 합니다. (부모의 수입에 따라 납부액에 차별이 있습니다.)
재원을 다방면으로 모색하는 것은 대학의 국제 경쟁력을 높인다는 목적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데, 등록금으로 약 4백만 유로정도를 모을 수 있을것이라 하네요.
이와 함께, 2008년 도핀 대학이 국가 학위를 대학 학위로 바꾸려했던 시도는 올해 약 40명의 학생들이 대학 학위를 받게 되는 성과 (?) 로 이어졌네요.
UNEF는 이것을 가진자들의 게토 라고 부르며 비난했지만..파리 sciences po 의 경우에도 12 500유로까지 등록금을 내지만, 학생들이 몰리고 있지요.
도핀은 이미 2004년에 universite에서 grand etablissement으로 statut를 변경했기 때문에 학생선발 등 여러가지 면에서 일반국립대보다 자유롭지요 (참고로, College de France, Scienco Po Paris, EHESS, INALCO, Observatoire de Paris 등도 grand etablissement). 그래도 4천유로라니..;; 학교학위체제로 가겠다는 것도 그렇고.. 확실히 미국식 MBA과정을 만든 것이로군요.
이번에 도핀대학에서 등록금을 올린 과정은 일반 학생을 대상으로한 master과정이고, 이미 도핀대학 내에는 사립에꼴에 버금가는 등록금을 받는 몇몇 MBA프로그램(및 master professionel)이 설립되어 오래전부터 운영중이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master과정 등록금 인상으로 국립MBA를 만든다는 말은 그리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도핀대학의 등록금 인상은 도핀대학의 특유의 학교발전 전략으로, 좀더 미시적인 관점으로 보고 싶습니다.
도핀대학은 개교 이후 상경계 중심의 대학으로 차별화된 코스웍으로 명성을 이어가며, 국립대학중 상경계 최고의 명성을 확보했지만, 여전히 빵빵한 재정적 지원 및 끈끈한 동문 네트워크를 등에 입고 있는 사립경제에꼴과는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합니다.
현재 도핀 대학은 일반국립대학과 상경에꼴 사이에 약간 끼어버린 샌드위치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데, 등록금 인상은 이러한 배경에서 국립대학을 벗고 상경에꼴로 한발짝 다가는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즉 더 부유한 가정의 우수한 인재들을 끌어 모으고 동문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것입니다. 지난 40년간 성공적으로 도핀대학 상경계 학위가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자신감이 바탕이 되었구요.
국립대학이었던 도핀대학이 사립 에꼴로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프랑스에 새로운 일이긴 하지만, 이미 프랑스에는 철저한 우수 학생선발과 비싼 등록금을 특징으로 하는 사립에꼴들이 오래전 부터 존재하던 국가이기 때문에, 도핀 대학의 변화에서 큰 의미가 개인적으로 발견되지는 않습니다. 물론 현재 프랑스의 자율화 정책이 이러한 도핀대학의 변화에 좀 더 호의적인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grande etablissement의 지위와 그에 따른 학교의 권리는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것입니다.
ps) 씨앙스포 석사 12000유로 인상은 여론에서 그다지 다루지 않았는데, 유달리 도핀대학은 화제가 되는 것이 전 오히려 더 흥미롭습니다. :)
도핀 대학의 경우, statut 변경에도 불구하고 universite라는 이름을 가지고 가고 있으므로 충격이었던 것 아닐까요. 청진기님의 의문을 밝혀주는 기사 링크합니다.
http://www.lemonde.fr/societe/article/2010/02/03/le-systeme-universitaire-americain-est-moins-inegalitaire-que-le-notre_1300739_3224.html
도핀대학은 상경계 시장쪽에서의 평가와 그동안의 대학운영의 지향점, 그리고 statut 등이 이미 일반 대학과는 많이 달랐는데, 항상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것이 3자로서 재미있습니다. (아직 재정적 자립도가 약하긴 합니다)
음모론이라면, 기존 상경계그랑제꼴 출신들이 도핀 대학 건재에 나선 것 같고, 일반 학생들로서는 값싼 학비로 시장에서 인정받는 디폴롬을 주는 학교가 없어진다는 것에 분개하는 듯 하네요. ㅎㅎ
참, 링크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전에 스쳐지나가듯 읽어보긴 했지만요 ^^)
ps) 의헌님, 일반 경제/경영 석사 과정은 학부 졸업 이후 학부성적과 시험성적을 바탕으로 직장경험 없어도 되지만, MBA는 기본적으로 최하 2년의 직장경험을 요구하는 것이 가장 다른 점입니다. 크게 본다면, "학문" vs "실용"으로 볼 수 있지만, 경제/경영특징상 그 구분은 다른 영역과 달리 많이 모호한 면이 보입니다. 그리고 MBA과정은 특히나 비싼 등록금이 특징입니다. (프랑스에서 보면 3-5만 유로 정도이고, 한국 MBA도 수천만원씩 )
350여개의 이공계 그랑제꼴 가운데, 학교 서열이 높은 절반 정도는 대학(프랑스의 모든 대학이 국립입니다)과 마찬가지로 국가의 재정 지원을 받으며 등록금 역시 대학의 등록금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요 (일반적으로 연간 삼백 유로의 등록금에다 의료보험비 이백 유로가 추가되는 정도이고, 이 비용 역시 부모의 수입 수준에 따라 삭감, 면제됩니다). 그리고 학교 서열이 낮은 절반 정도는 오천 유로 정도의 등록금을 냅니다.
반면, 상경계 그랑제꼴에서는 학교 서열이 높은 절반 정도에서 만 유로 정도의 등록금을 요구하고 있고, 서열이 낮은 절반 정도에서는 육, 칠천 유로 정도의 등록금을 요구합니다.
제 생각에는 신자유주의적 금융 사회와 상경계의 궁합이 이러한 정반대의 기이한 서열구조를 만들지 않았나 봅니다.
사실 그랑제꼴의 엘리트주의와 선별제도의 관계는 보기 보다 복잡한데요.
대학의 경우, 학부 과정에서는 비선별을 원칙으로 하는 반면, 석박사 과정부터는 학생의 연구 프로젝트가 갖는 질에 따라 선별하는 제도가 되지요. 대학 출신이건 그랑제꼴 출신이건 이론을 하기 위해서는 대학의 석박사과정으로 들어가는 것이 당연한 절차가 됩니다. 한편에는, 엘리트주의의 문제가 있습니다만, 다른 한편에는 이런 식의 구분을 통해 이론이 실용과 동등한 권위(이는 경제적이기 보다는 상징적입니다만)를 갖게 되고, 대학에서의 이론 재생산을 보장하는 장치가 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대학제도와 함께 이공계 그랑제꼴의 경우 비싼 등록금으로 다양한 계급의 접근을 불가능케하는 사립화 경향을 제어하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만한 점입니다.
이는 한국의 대학처럼 실용과 이론이 뒤섞여 있는데다 이론하는 사람들이 유별나게 푸대접받는 세계와는 아주 상이하지요. 물론 우파 사코지 정부가 들어서면서 프랑스대학에서도 교수나 연구원 수를 대폭 줄이고 있어 이 역시 위태로워지고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여하간 국가 학위를 유지하고 있는 도핀 대학이 일부 경영 Master 과정에 한해 "1800 퍼센트"라는 어마어마한 등록금 인상을 결정한 것은 당연히 논란이 될만한데, 우선, 대학에서는 강력한 등록금 규제가 있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과도한 등록금 인상을 établissement 화를 통해 통과시켰고, 이는 다분히 위법 가능성이 있으며, 실제 교육 당국에서도 위법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하지요. 또한 학생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탈국립화와 등록금 인상을 결정한 것은 철저한 장삿속일 뿐만 아니라, 권력 남용이기도 합니다.
좌파적 정책의 부산물이며 다수 일원이 좌파지향적인 대학 사회에서 이런 식의 논리가 가열찬 비난을 받는 것은 당연하게 보이는데, 기존 상경계 그랑제꼴 출신들이 도핀 대학을 비난하는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군요. ㅎㅎㅎ
도핀대학의 등록금 인상은 당연히 프랑스 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비난을 받는 것이 저도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몇 개의 덧글을 달은 것은, 도핀대학의 등록금 인상을 좀더 미시적인 시각에서 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위에 선정님의 리플에서도 신자유주의적 금융 사회와 상경계의 궁합이라는 표현이 있는데요, 몇 분이 도핀대학의 등록금 인상을 파리대학의 MBA라고 너무 큰 테두리로 말씀하셨기 때문에, 오히려 도핀대학이 처한 구체적인 현실를 보면 그 방향성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이해가 더 쉽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선정님이 말씀하신 이공계와 상경계 그랑제꼴의 차이도 신자유주의라는 말보다는, 18-19세기 이후로 역사적으로 그랑제꼴의 탄생과정에서 보면 이해가 명확합니다. Ecole polytechque을 대표로 이공계 그랑제꼴들은 국가 공무원을 양성하는 일종의 전문 행정 학교로 태어나서 l'Etat이 개입이 강했던 반면, 상경계 그랑제꼴은 기본적으로 민간에서 출발하여 회사간부,은행원 등을 길러내기 위한 상업학교에서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우수한 이공계 그랑제꼴은 국가의 관리 및 지원 하에 등록금을 싸게 유지하고 있지만, 상경계 그랑제꼴은 재정적 자율성을 바탕으로 졸업장의 가치에 따라서 등록금이 정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 좋은 평판을 얻고 있는 상경계 그랑제꼴은 그만큼 좋은 서비스(쾌적한 교육환경, 구직활동 서포트, 동문회 활성화 등)를 졸업생에게 제공하고 있으니, 시장논리에 따라 더 많이 받을 수 있습니다.
도핀대학으로서는 시장에서 이러한 상경계그랑제꼴과의 직접적인 경쟁을 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이고, 이를 위해서 국가학위를 버리고, 대학학위로 바꾸고 등록금을 대폭 인상하는 등 재정확보를 위한 과감한 행보를 펼치고 있네요. (이미 도핀대학은 lisence 1,2 는 모두 국가학위가 아니고 도핀학위이고, 이번에 등록금을 올린 master과정 역시 더이상 국가학위를 유지할 수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사실 잘 나가던 도핀 대학이 그 잘 나감 때문에 대학이라는 이름을 버리겠다고 한 것이고, 그간 등록금 차이는 이공계 그랑제꼴과 상경계 그랑제꼴에서 학생들의 계급 성분을 다르게 결정해왔던 요인이 되어왔던 만큼, 더더군다나 (동의하지 않는자의 미시적 시점이라면 더욱더) 이를 대세의 흐름에 따르는 납득할만한 행위로서 "객관화" 시켜서는 안된다고..., 사코지 정부가 교육제도를 우경화, 사영화시키고자 온갖 애를 쓰고 있는 현재의 맥락에서 이번 도핀 사건은 상징적으로 더 큰 의미를 가지므로, 오히려 더욱 원칙적이고 강경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ce ne serait que notre différente façon de parler.
여하튼, 다른 나라에 비하면 등록금이 싼 편이라고 말도 안되는 거짓말을 일삼는 한국의 대학 당국에서 한술 더 떠 이 예를 모범사례로 들먹일까봐 걱정이네요.

비단터
그런데 국립대학에서 이렇게 등록금 올리는 일이 가능한 것이지, 대학 자율화법 탓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