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게시판 - 다양한 주제에 대한 진보적 시각의 칼럼과 토론
légitimité du profane et responsabilité... de l'expert?
참여의 정당성과 전문가의 책임
프랑스에서는 내무장관 Hortefeux가 실언을 하고,
한국에서는 아이돌 댄스그룹 2PM의 한 멤버가 한국을 떠났다.
Hortefeux가 UMP의 하계대학에서 아랍계 청년을 향해 던진 인종차별적 발언을 가지고 주위에 있던 사람들과 농담따먹기를 하고 있는 장면이 르몽드 온라인 판에 동영상으로 올라오면서 큰 파장을 일으켰고, 이는 내무장관이 몇년전에 했던 또 다른 실언과 맞물려 Hortefeux가 인종차별주의자라는 의견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내무장관을 변호하는 사람들은 결국 정보 전달의 도구였던 인터넷에까지 의문을 제기했다. 내무부 장관의 이런 악의 없는 농담이 공짜로, 접속해있는 모두에게 접근 가능한 동영상을 통해 즉각 재해석되는 이 행태를 보라. 인터넷이 지배하는 즉시성의 사회에서, 이제 농담의 시간은 없어졌음이 틀림없다. 인터넷은 이런식으로내무부 장관의 말을 감히 재해석하는 무법 그리고 그를 조롱하는 비윤리가 판치는 공간, 그리고 인종차별하는 내무부 장관과 유색인종의 공존을 가능케하는 일상적인 가치들 중 어떤것도 용납되지 않는 공간이 될 수는 없다. 지금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가? Hortefeux보다는 인터넷이 더 큰문제 아닌가? 인터넷이란 이렇게 아무 동영상이나 편집이 자유로운 공간이 아닌가? 돈받고 일하는 기자들이야 말로 진정한 리포터지, 인터넷은 그야말로 아무나 아무말이나 할 수 있는 공간이지 않는가. 마찬가지로 인터넷은, 어떤 가수가 친구들과 온라인 공간에서 이런 저런 얘기, 아무말이나 주고 받을 수도 있게 해준다. 그 해석은 가상 공간을 돌고 돌아 가수는 한국을 떠나게되었다. 사정이 이럴진대, 우리는 인터넷, 그리고 이 공간의 정보 사용자, 해석자와 생산자들을 검열하지 말아야된단 말인가?
Profane et sacré
Profane이라 하면, hors du temple 즉 종교와 무관한, 비종교적인, 세속적, 속인, 이란 뜻을 가진 단어로, 신성한, 종교적이란 뜻을 가진 sacré와는 대척점에 있는 단어라 할 수 있겠다. 이 단어는 한편으로는 무지한, 문외한이란 뜻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종교인과 속인의 사회적 지위의 구분, 그들이 하던 일과 교육 수준의 차이를 생각해보면 그리 어려운 유추는 아니다. Profane은 공적 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능력의 부재로 인해서 대표하는 사람이 아닌 대표되어야 할 사람으로 인식되었고, 또한 공적 생활에서 배제되어야 할 사람들로 취급받기도 했으며, 지금도 이 생각은 면면히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일반인이 공적 생활에서 중요한 존재가 될 때는 그들의 대표자를 정하는 선거철 한때 뿐이다. 선거로 대변되는 그들의 공적 생활에의 참여는 투표, 즉 어떤 후보에 대한 선호도로만 정당화될 뿐이다. 공적 공간에 등장하기에 일반인들의 능력은 아직도 의심받고 있는 반면 그들의 대표자들에게는 sacré의 색채가 덧씌워지게 되었다. 오, 그건 왕이 대물림으로 왕자에게 권력을 넘겨주던 시대에나 가능한 거 아니었냐고? 우리나라 박정희 정권 시절의 국회 속기록을 보면 대통령 각하에 대한 불충이 아니냐는 구절까지 나온다. 전두환 정권 때 불경스럽게도 대통령 닮은 연예인은 감히 활동할 수 없었었다.
그러나 몇몇 사람들에게는 오호 통재라. 대표자들에게 존엄한 참여의 권리를 부여할 것인가라는 문제는 이제 능력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도 그의 CEO적 능력을 믿는 사람들이 뽑아준 것 아니던가? 그렇다면, 능력있는 profane, 일반인들은 어떻게 되는것인가. 능력이 참여를 정당화해준다면, profane도 이제 대표자가 될 수 있는 것 아닌가? 아니, 대표자가 될 필요도 없이 바로 참여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인터넷은 이들에게 '당신의 능력을 보여줄'수 있는 멋진 무대다. 세골렌 후와얄의 새로운 홈페이지가 과연 그녀의 능력을 보여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개 평범한 네티즌들도 미학적인 것을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기억력 또한 좋다는 것을 적어도 입증했다. 이들의 능력은 현 권력에 대한 견제contre-pouvoir다. 네티즌들은 아마존에서 책에 대한 비평을 써내려가듯 정치에 대한 비평 또한 할 수 있다. 기사 댓글을 통해서, 유투브를 통해서, 블로그를 통해서, 자체 재생산되는 펌질을 통해서.
...et place de l'expert
전문가의 자리는?
내무장관과 그들의 변호자들은 일반인들이 손대는 무식쟁이 싸구려 기사, 저화소 캠 등의 1인 미디어를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을 것이다. Hortefeux의 동영상은 Public Sénat의 진짜, 전문 기자가 찍고 르몽드가 올렸으니까 말이다. 깜짝 몰래카메라 아니냐고? 아니다. UMP관계자가 그득하게 모여 모두 보는 앞에서 취재했으니, 내무장관의 반쯤 벗겨진 대머리도 아주 잘 표현된 편이었다. 게다가 juste pour rire 몰래카메라와 아주 다른 점이 있다. 이 비디오를 보고 아무도 웃지 않았다는 것이다.
말 실수로 탈퇴해버린 가수 얘기는 PD 수첩까지 울렸고 공중파를 탔다. '가이드 & 리뷰' 방송전문 인터넷 미디어 'TV리포트'에 따르면, 이 논란은 "9월 5일 한 언론사가 2PM 재범의 4년 전 개인 블로그 글을 들춰내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각 언론사들은 앞다투어 이번 사안을 다루기 시작했고 첫 보도 이후 일주일간 관련 기사가 약 1500여건이 쏟아져 나왔다. 'PD수첩' 제작진이 확인한 결과 5일 최초 보도 및 사과로 인한 기사 91건, 6일 팀 멤버 옹호 발언 기사 85건, 7일 예능 프로그램 하차 관련 기사 133건, 8일 팀 탈퇴 및 출국 관련 기사 451건 등 4일간 약 760여건 기사가 논란을 더욱 부추겼다." (PD수첩 '재범사태'... 전말 알고보니 허탈 2009/09/16 http://news.nate.com/view/20090916n02315 발췌)
문제는 인터넷이 아니다. 이 인터넷의 정보, 소문과 루머들을 (재)생산해내는 대표자 혹은 전문가 집단에선 왜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가? 이미 대표되는자 문외한의 위치 자체로 공적 참여의 정당성을 일정부분 부정당했던, 그리고 당하고 있는 profane일반인들이 마치 모든 권력과 능력을 쥐고 있는 양 오도하면 안된다.
인터넷의 광범위한 규제는 일반인들이 문외한에서 전문가,능력자로, 대표되던자에서 참여하는 자로 능동적 탈바꿈을 하려는 시도의 기회 자체를 빼앗아갈 수 있다. 악플 뜬소문이란 단어는, 마치 NIMBY라는 단어를 지역 개발에 장애를 주는 사람들을 비난하기 위해 쓰는 것과 마찬가지로 쓰일 수 있다. 그러나 지역 개발은 늘 올바른 것인가? 내무부 장관을 옹호하면서 도구인 인터넷을 비난하는건, 대중들을 바보로 본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너무 당연하게도, 모든 대중이 바보는 아니다. 인종차별주의적 발언과, 얼간이 취급으로 두번의 쇼크를 주는 것은 모자라 참여의 도구까지 부정하는 것을 보니, 그대들은 과연 능력자들이시다. 온라인에서 퍼가는 글로 일파만파 파장을 일으키고 이를 읽고 퍼가는 누리꾼 스스로가 이 사건의 유일한 책임자 악플러임을 반성하게 하는 그대들은 과연 능력자이다.
참고 기사.
http://www.liberation.fr/politiques/0101590903-internet-objet-des-fantasmes-de-l-ump
http://news.nate.com/view/20090916n02315


새로 달린 댓글